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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퇴사하고 싶은마음이 문득문득 들때
    일상/오늘하루 2020. 8. 12. 23:58

     
     
    내가 있은 ‘학교’란 조직은 너무 보수적이며
    계약직직원들에게는 너무 가혹하다.

    나는 모학교스포츠강사,
    나의 업무는 담임선생님의 체육수업 보조이다.
    올해 7년 차인 나는 내가 수업을 계획하고 진행하고
    오히려 담임들이 나의 보조를 맡고 있다.
    그게 무려 7년째.

    코로나로 인해 마스크를 끼고, 덥고 습한 날 체육관에서 운동장에서 체육수업은 정말 쥐약이다. 🤮
    특히나 갑자기 생긴 병으로 인해 아픈 몸을 이끌고 수업을 하는 게 정말 힘들었다. 그래서 1학기를 마치는 교육평가회에서 담임들에게 도움을 청하고자 했다. 주 20시간 중 4시간만 담임들이 주가 되고 내가 보조를 하고 싶다고. 7년 만에 처음 이런 얘기를 했다.



    관리자들은 ‘이번에 바꾸는 건 어렵다. 내년부터 하라고 ‘결론을 지었다.
    나만 죽으란 말인가? 규정대로 한다면 나는 수업을 진행하면 안 된다. 관리자들도 나의 역할을 잘 알고 있지만 1도 바꿀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어느 누구도 나의 얘기를 들어주지 않았다. 그러나 다행히 담임들과 얘기가 잘 돼서 3시간은 담임들이 할 수 있다고 했고, 한 시간은 아직 흐지부지. 애매한 마무리 ㅠㅜ
    그 담임은 체육수업이 부담스럽다고 했다.
    어쨌든 담임들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2학기는 그나마
    덜 힘들게 수업을 할 수 있을 거란 희망을 품어본다.


    언제까지 우리가 수업을 해야 할까? 담임들이 체육수업을 주도하고 ‘보조’를 하는 우리 자리를 되찾는 건 아마도 어려울듯하다. 아직도 대다수의 초등학교는 스포츠강사들이 수업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관행이라며 다른 학교도 그렇게 한다며 나의 의견을 묵살시켜 버리는 관리자들도 유독 밉다.

    그러나, 수업을 주도적으로 하고 싶어 하는 스포츠강사선생님들도 많은 편이다. 나도 2012년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땐 ‘수업보조’보단 체육수업을 주도적으로 하는 것이 좋았다. 경력이 쌓이다 보니 생각이 변했고, 더욱 솔직하게 말하자면 쥐꼬리만 한 월급에 수업계획부터 진행, 평가까지 모든 걸 맡는 건 부당하단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특히, 나이가 많거나 부장급선생님 들은 수업시간에 나와보지도 않고 자기 업무 처리하기에 바빴다. 더욱 꼴 보기 싫었던 건 나는 땡볕에, 여자선생님은 시원한 그늘에 앉아있거나 뒷짐 지고 지켜보는 경우.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초등선생님들은 우리 때문에 많은 혜택을 누렸다는 걸, 스포츠강사가 학교체육활성화에 도움이 되었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그러나,
    과연 이대로 가는 게 맞는 건지 스포츠강사와 초등학교선생님 확실한 역할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스포츠강사는 보조만 하거나
    스포츠강사에게 완전한 수업권을 주거나
    스포츠강사제도를 없애거나
    내가 떠나거나

    누구보다 열심히 학교생활을 했다고 자부했는데
    어렵게 도움을 청했고 내 ‘편’ 되어줄 것 같은 관리자는 한 명이라도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착각이 심했나 보다.
    몸도 아프지만 마음도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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