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할 때 쯤 학교로 전화가 왔다. 0학년 00엄마라며.
순간 아찔했다. 무슨일 때문이지? 학부모전화는 몇 년만에 받는거였다. 다행히 학부모 목소리는 차분했다.
사연인즉슨, 오늘 체육수업때 00차례였는데 아이들이 아니라고 무시를 했고, 나 역시 순서를 잊어버려
그럼 다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자고 했다. 그래서
다시 처음부터 시작했는데 그 아이가 보이지 않았다. “삐져서 안한대요” 아이들이 하는말만 듣고 나는 나머지 아이들과 수업을 시작했다. 그 아이는 자기 차례를 손꼽아 기다렸는데 그걸 무시해서 마음의 상처를 받아
학교까지 전학을 가고 싶다며 집에서 울고 있다고 했다. 워낙 까불거리고 씩씩한 아이라 이렇게 별거 아닌 일에 상처를 받았는줄 정말 꿈에도 몰랐다.
그래서 우선 죄송하다고 학부모를 안심시켰고, 다음
체육시간에 아이와 면담을 하고 아이의 마음을 풀어주고 신경쓰겠다고 했다. 그 아이는 내가 무서워 속상한 마음을 말을 하지못했다고 했고, 그래서 그 엄마는 나에게 전화를 했다고 했다. 말이 좀 안 맞는게 그 아이는 나를 전혀 무서워하지도 않고 수업시간엔 지 멋대로인 아이란걸 엄마는 모르는거같다. 그래도 ‘죄송하다’는 말은 5번은 했다. 아이가 상처받은 부분은 정말 미안한 마음이 앞섶고, 빨리 전화를 끊고 싶은 마음도 컸다.
사실, 내가 그렇게 죄송할 일은 없는데.
요즘 아이들은 마음이 너무 여린거같다. 이 험한
세상 이겨내려면 몸과 함께 마음도 튼튼해졌으면 좋겠다. 이놈에 코로나로 인해 30분수업을 하고 있어 중간에 하다가 끊기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젠 아이들 모두 다 참여하고 수업을 마치도록해야겠다. 이런일이 다신 생기지 않도록.
학교에서 일한지가 발써 7년이 넘었다. 예전엔 음악줄넘기 수업을 빡세게한다고 전화온적도 있었다. 그리고 더 예전엔 저학년 아이를 빡세게 운동시켜서 자기 아이는 심장이 아픈아이라며 조심해달라고 학교까지 찾아온 엄마도 있었다. 내가 애를 안낳아봐서 모르는거라며 나를 무시했었다.
그리고 옛~~날엔 나한테 욕을 한아이때문에 화가나서 그만 이성을 잃고 그 아이 멱살을 잡아 학부모에게 항의전화도 왔었다. 원래부터 평판이 안좋은 학부모였는데 이 땐 담임선생님이 많이 도와주셨다. 방패막이 되어줬던 고마웠던 선생님. 2012년부터 학교에 있었으니 별의별일이 다 있었다. 짬이 몇 년인데 이런일엔 면역이
생겼지 싶었건만 이럴 때 마다 나도 상처를 받고 있나보다. 여기에다라도 하소연하고픈 맘에 잠이라도 빨리자고 싶어 이리저리 디척여본다.
언제쯤이면 나도 별거아닌일에 별일아닌것처럼 으연해질까?
그 아이도, 나도 마음이 더욱 단단해지길 바래본다.